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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밭 선율

思友(동무생각)

  

 

思友. 동무생각(이은상 시) / 박태준 곡  

 

1.

봄의 교향악이 울려 퍼지는
청라 언덕 위에 백합 필 적에
나는 흰 나리 꽃 향내 맡으며
너를 위해 노래 노래부른다

청라 언덕과 같은 내 맘에
백합 같은 내 동무야
네가 내게서 피어날 적에
모든 슬픔이 사라진다

2.

더운 백사장에 밀려드는
저녁 조수 위에 흰 새 뛸 적에
나는 멀리 산천 바라보면서
너를 위해 노래 노래부른다

저녁 조수와 같은 내 맘에
흰 새 같은 내 동무야
네가 내게서 떠돌 때에는
모든 슬픔이 사라진다

3.

소리없이 오는 눈발 사이로
밤의 장안에서 가등 빛날 때
나는 높이 성궁 쳐다보면서
너를 위해 노래 노래부른다

밤의 장안과 같은 내 맘에
가등 같은 내 동무야
네가 내게서 빛날 때에는
모든 슬픔이 사라진다.

 

김규환 편곡.안산시립합창단.지휘 박신화.

 

 

 

                                  

 

     

대구 출신 작곡가 박태준(1901~1986년)이 마산 창신학교 교사 시절(1921~23년) 교분을 쌓게 된 노산 이은상선생에게

1911~1916년까지 계성학교에 다녔던 자신의 집(현 섬유회관 인근) 앞을 지나던 한 여고생을 잊지 못했는데,

이 짝사랑이 작곡의 동기가 됐다는 것이다.

동산은 그가 현 제일교회 옆 3·1운동 계단을 지나 등교하던 길이었다. “

그 여학생이 한 송이 흰 백합처럼 절세 미인이었지만 박태준 선생은 내성적인 탓에 말 한마디 붙여보지 못했고,

그녀는 졸업 후 일본으로 유학을 떠나버렸다고 합니다.”

이 사연을 듣고 "노랫말을 써 줄 테니 곡을 붙여보라’고 권유, 탄생한 것이 ‘동무생각’이다.

 

  '동무생각'에 등장하는 ‘청라언덕’은 푸를 청(靑), 담쟁이 라(蘿)를 쓰고 있는데,

이 ‘청라’가 지금도 푸른 담쟁이로 뒤덮은 동산병원내 선교사 사택 일대의 언덕을 말한다고 한다.

동무생각’이 청년 박태준의 로맨스를 담고 있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

이후 그가 이 여고생이 당시 신명여자학교(현 신명고) 학생이냐, 대구공립여자보통학교(현 경북여고) 학생이냐

하는 논란도 한동안 호사가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공교롭게도 경북여고 교화가 백합이었던 것. 그러나 경북여고 개교(1926년, 신명여고는 1907년 개교)가 ‘

동무생각’ 작곡 시기(1922년)보다 늦기 때문에 신명여자학교가 맞다는 것.

또 당시 박태준 선생의 집과 신명여자학교의 등굣길은 일치한다는 점도 이런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다.

또 ‘동무생각’ 3절에 나오는 가사 ‘서리바람 부는 낙엽동산 속 꽃 진 연당에서…’의 연못은

동산에 물을 대주던 ‘선황당 못’이라는 것도 이번에 밝혀졌다.

이 연못은 1923년 서문시장 확장과 함께 메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