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일상들~~
꿈엔들 잊힐리야..정지용생가
옹기**
2021. 10. 8. 22:51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 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빈 밭에 밤바람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조름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벼개를 돌아 고이시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흙에서 자란 내마음
파란 하늘빛이 그리워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러
풀섶이슬에 함추룸 휘적시던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전설바다에 춤추는 밤물결같은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이와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것도 없는
사철 발벗은 아내가
따가운 햇살을 등에지고 이삭 줍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하늘에는 성근별
알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발을 옮기고
서리 까마귀 우지짖고 지나가는 초라한 지붕 흐릿한 불빛에
돌아 앉아 도란도란 거리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꿈엔들 꿈엔들 꿈엔들
잊힐리야
정지용 시인의 ‘향수’라는 시 중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지줄대는’은 흔하게 쓰는 언어는 아니지요만 그 표현이 얼마나 잘 어울리는지요. 이런 말은 영어권에도 없는 표현인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