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오후
고개를 넘어오니
가을이 먼저 와 기다리고 있었다.
흙빛 산벚나무 이파리를 따서
골짜기 물에 던지며 서 있었다.
미리 연락 이라도 하고 오지 그랬냐는 내 말에
가을은 시든 국화빛 얼굴을 하고
입가로만 살짝 웃었다.
웃는 낮빛이 쓸쓸하여
풍경은 안단테 안단테로 울고
나는 가만히 가을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
서늘해진 손으로 내 볼을 만지다
내 품에 머리를 기대오는 가을의 어깨위에
나는 들고 있던 겉옷을 덮어 주었다.
쓸쓸해지면 마음이 선해진다는 걸
나도 알고 가을도 알고 있었다.
늦은가을 오후
ㅡㅡ 도 종 환 ㅡㅡ
2015.09.吉祥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