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을 지나 청송군에 진입, 작은 산고개 두어 개는 더 넘어야 주산지에 도착한다.
고불고불한 도로가 꽤나 거칠다.
마을과 마을 사이에 고개 하나쯤은 기본이다.
청송군은 태백산맥과 가까운 서쪽지방이다.
주왕산, 주산지, 얼음골 등 관광지 안내 표지판이 여러 곳에 설치됐다.
도로 또한 갈리는 지점이 드물어, 길 찾기가 수월하다.
주산지 휴게소에 따로 주차장이 마련됐으며 남은 550m는 산책길로 조성돼 걸어가면 된다.
산책로 주위로 낙엽송이라는 나무가 즐비하다.
경사라고 할 것도 없는 평탄한 길을 따라 좀 더 계곡을 들어가면 어느 순간 산세에 둘린 주산지가 드러난다.
기록에 따르면, 주산지는 조선 숙종 1720년에 착공, 땅을 파고 그 주위에 둑을 쌓아 경종 1721년에 완공했다.
이후 약 300년 동안 주위 산골에서 내려온 물이 여기에 고여 왔다.
이렇게 모인 물은 아랫마을 '이전리' 농민의 농업용수로 사용됐으며,
만들어진 이후 한 번도 바닥을 드러낸 적이 없다고 한다.
터를 잘 잡은 것은 물론, 이전리 농민에게 이만한 효자가 없겠다.
용도도 용도지만, 이제는 이곳의 풍경이 주산지를 알리는 일등공신이 됐다.
김기덕 감독의 '봄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이라는 작품이 세상에 공개되면서
주산지를 찾는 발길이 급속도로 늘었다.
개봉한 지 8년이 지난 지금도 영화를 본 외국인이 혼자서 찾아오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한다.
저수지 주위는 주왕산 자락이 뻗어 병풍을 둘렀다.
손으로 호수를 감싼 듯한 형상으로 푸근한 분위기다.
입구 건너편은 산세가 서로 내리막으로 만나 시원한 풍경을 전한다.
인공 저수지임에도 어색함은 전혀 찾아볼 수 없으며,
조선시대에 만들어진 저수지라고는 믿지 않는 신비함이 꼭꼭 숨었다.
주산지가 다른 호수에 비해 돋보이는 이유는
수려한 산세의 병풍과 더불어 '왕버들'이란 나무의 역할이 크다.
왕버들은 국내 30여 종의 버드나무 중 하나로, 물이 많은 곳에서 자라는 나무다.
수면에서 큰 줄기가 뻗은 왕버들은 주산지 말고는 찾기 어려운 장관이다.
이곳의 왕버들 수령은 대부분 300년 이상이라고 하니 그 풍모 또한 남다르다.
잎이 떨어지고 가지만 남은 왕버들에서 태고의 신비함과 가감 없는 속살을 엿볼 수 있다.
호숫가에 조성된 길을 따라 안쪽으로 들어가면 데크로 만들어진 전망대다.
잔잔한 물결 속 햇살이 눈부시다.
그림자가 진 산, 햇빛을 받아 겨울임에도 형형색색을 드러낸 반대편 산이 서로 매력을 뽐낸다.
이 산 사이에 멋진 그림이 수면에 담겼다.
물속에 구름이 지나고, 산이 솟고, 왕버들이 곧은 자태를 한번 더 뻗었다.
자연이 담긴 호수가 여기인가 싶다.
전망대 계단에 앉으면 시인이 되는 건 시간문제겠다.
사색에 잠기는 동안 걸림돌이 되는 소음이 전혀 없다.
고요함 속에 그날에만 볼 수 있는 주산지의 하루는 좋은 추억이 되겠다.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의 이야기를 펼쳐도 좋고, 보이는 왕버들을 무심히 쳐다봐도 지루함이 없다.
편안함 그 자체로 만족이며 행복이다. 새벽 주산지에 드리운 물안개는 신비한 분위기로 유명하다.
주산지를 찾아갈 계획에는 꼭 '새벽 도착'이라는 조건을 달자.
또한 바람이 거센 날에는 물안개 보기가 쉽지 않다는 점 참고하시라.
[네이버 지식백과] 경북 청송 주산지 - 정성으로 물을 가두다
(한국관광공사의 아름다운 대한민국 이야기, 한국관광공사, 안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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