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날/노천명
겹옷 사이로 스며드는 바람은
산산한 기운을 머금고
드높아진 하늘은 비로 쓴 듯이 깨끗한 맑고도 고요한 아침
예저기 흩어져 촉촉이 젖은낙엽을 소리 없이 밟으며
허리띠 같은 길을 내놓고
풀밭에 들어 거닐어 보다
끊일락 다시 이어지는 벌레 소리
애연히 넘어가는 마디마디엔
제철의 아픔을 깃들였다.
곱게 물든 단풍 한잎 따 들고
이슬에 젖은 치맛자락 휩싸 쥐며 돌아서니
머언데 기차 소리가 맑다.
20211118 늦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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