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강원도 여행 첫 번째 식사는 실패로 끝났습니다.
이번엔 두 번째로 식사를 하기로 한 식당입니다.
예약은 당일 오전 9시부터만 가능하답니다.
예약하기도 만만찮은 이 식당은 문어 전문점으로 되어있습니다.
인터뷰 안 하는 집으로도 유명했었는데 얼마 전 백종원 씨한테는 인터뷰 허락을
했다네요.
하루 저녁 식사 5팀만 예약을 받는다고 합니다.
외관은 허름한, 한눈에 봐도 노포이기도 한데 방에 2팀, 비집고 다녀야 하는 좁은 홀에는 테이블 3개..
그리고 주방..
따로 일을 돕는 분들이 안 보이는 걸 보면 나이 드신 어른(할머니 사장님) 혼자서 운영하고 계시는 듯합니다.
일단 전화를 걸어 예약을 한다 하면 인원부터 체크를 하는데 4인 1 테이블 기준으로 한상에 20만원,두당 5만 원이라 불량한 값 이랍니다..
할마카세도 아니고 착한 가격도 아닌데 그래도 예약하기가 어렵다고 해요.
예약 후 저녁 5시 30분 이후에 가면 된다고 합니다.
늦어도 6시 까지는 도착해야 한다기에 시간 잘 맞춰
제가 갔을 땐 방에 2팀과 홀 2팀이 이미 식사 중입니다.
1 테이블 자리는 저의 일행들 자리로 기본 찬 세팅이 되어있습니다(오이. 초장. 양념장. 들기름장. 김)
손님이 들어와 앉으면 따로 주문이라는 게 없어 보입니다.
첫 번째로 바로 나온 굴김치 보쌈은 김치와 굴로 탑을 쌓은듯한 비주얼에 동공 확장과 비명이 저절로 나오네요.ㅋ
두어 젓가락 입속을 드나들 때쯤
두툼하게 썰어 들기름에 부친 벽돌 두께?의 두부가 입맛을 당기게 합니다.
거친 돌김에 두부 부침과 굴보쌈을 싸서 입에 쏙~~
후에 주인 할머니께서 밖으로 나가 살아 꿈틀대는 문어를 한 마리 들고 들어와 삶아진 문어를 통째로 내어 주십니다.
가위와 집게로 썩둑썩둑 듬성듬성 커다랗게 잘라서 기름장에 찍어 먹으면 된답니다.
생애 가장 연하고 부드러운 문어숙회의 맛을 보게 되었고요, 문어 삶은 물엔 수제비를 떼어 장수제비를 만들어 주시네요.
가격이 불량하기는 한데 성인 넷이 먹어도 다 못 먹을 만큼의 많은 양이라 각자 싸서 가라십니다.
우리 팀도 테이크 아웃이었습니다~^^;;
주류와 음료수는 각자 가져다 먹는 추세이고, 할머니의 걸쭉한 입담에 토 달지 않으실 분들이 가셔서 식사를 하면 되실 겁니다.
즉, 약간의 욕쟁이? 할머니 컨셉이랄까 뭐 그런..
자칫 기분이 상할 수 도 있는데 옛날 시골동내 억척스런 할머니의 정감도 조금은 느껴지는 그런 곳입니다.
여튼 정성스레 만들어 내주신 음식들 잘 먹었으니 두 번째 식사는 성공입니다~^^
투박한 말 무시하고 다시 가고 싶은 식당으로 철저한 내 돈 내산입니다~
2024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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